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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및 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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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움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0-02-21
첨부파일 조회수 2552

 

*아난다야, 너는 여래를 위하여 두 나무 사이에 자리를 마련하되,

머리는 북쪽으로 하고 얼굴은 서쪽으로 향하게 하라.

그 까닭은, 내 법은 북쪽에서 퍼져 오래 주(住)하였기 때문이니라.

-장아함경 3-


부처님께서 구시나가라를 열반의 땅으로 선택하신 데에는 또 하나의

까닭이 있는 듯합니다. 그것은 구시나가라가 가빌라로 가는 길목이란

점입니다. 부처님의 최후 고행은 베사리에서 시작하여 북쪽 가빌라로

가는 북행(北行)이었습니다. 가빌라가 어딥니까! 곧 석가모니의 고향이며

모국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부처님께서는 구시나가라 사라쌍수 사이에 임종의 자리를 

잡으시며,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하라,’ 하십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부처님을 발견합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부처님 조국을 못 잊어하는 인간 석가모니,

고향 언덕으로 한 발이라도 더 가까이 가서 입멸하시려는 약한 인정의

석가모니. 이것은 또 얼마나 순박하고 천진한 사람의 마음입니까?

고향으로 돌아가시려는 부처님.

우리는 이것을 두고 굳이 ‘애국심’을 들먹일 것은 없습니다.

붓다를 한갓 국수주의자, 민족주의자로 한계 지을 것은 없습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심입니다. 조국을 못 잊어하는 것은

나와 당신의 천심(天心)입니다. 불교는 그 본심을 사랑합니다.

불자는 그 천심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오늘도 우리는

우리 고향을 생각하고 이 조국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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