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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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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취생몽사 - 죽창수필 中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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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生夢死' 라는 말은 누구나 쉽게 입에 올리지만 사실은 지극히 심오한 말이다.

세상에는 대체로 빈천하고 부유한 두 부류의 사람이 있는데, 빈천한 사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허둥지둥 의식을 걱정하기에 바쁘고, 부귀한 사람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욕락을 누리기에 마냥 바쁘니, 수용하는 것은 같지 않으나 바쁘기는 매한가지이다.

그러나 바쁜 몸은 죽고나면 그만이지만 분주한 마음은 끝나지 않으니, 그 마음을

그대로 지니고 가서 다시 태어나며, 다시 바쁘다가 다시 죽으니, 죽고 태어나고 또 다시

 태어나고 죽도록 정신이 아득하고 혼미한 것이 마치 술에 취한 듯 꿈을 꾸는 듯하여

백겁(百劫) 천생(千生)을 지낼지라도 벗어날 기약이 없다.

아, 훤칠하게 홀로 여기에서 깨어난 자, 그것은 대장부라야 가능한 일이다.

   


* 취생몽사(醉生夢死) : 술에 취한 듯 꿈을 꾸는 듯 살다가 죽음.

                     아무 하는 일 없이 한평생을 흐리멍덩하게 살아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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