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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곶감 운력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08-12-14
첨부파일 조회수 3064

겨울, 이제 간식거리가 가끔씩 생각나는 계절이다.

겨울의 간식은 홍시와 곶감을 빼놓을 수 없다.

감 가을걷이를 한번 보자.

늦가을 내 감나무에 올라 감을 따 약간 상처가 있는 곶감용과 흠집 없는 홍시용으로 나눈다.

홍시용은 꼭지 부분만 적당히 손질해서 광에 일렬로 줄을 세워 보관하는데 겨우내 익어가는 홍시를 하나씩 간식으로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다.


아, 물론 까마귀밥은 기본으로 남겨 놓는다(이곳은 까치보다 까마귀가 더 많다).

 

곶감용은 꼭지부분을 동그랗게 잘 마무리하고 줄을 매달 T자형 가지만 2-3cm 남겨놓고 껍질은 돌려깎기를 하는데 앞꼭지는 좀 남겨놓아야 한다. 그래야 무르지 않고 적당히 익을 수 있다고 한다.

                                                              

줄줄이 엮은 곶감은 2달쯤 처마 밑에 걸어놓는데, 1달쯤 지나면 한 번 만져줘야 한다. 그래야 감이 골고루 익게 된다. 서리 맞고 적당히 익으면 다시 한번 손질을 한다. 이렇게 손맛을 들여야 곶감이 맛있게 된다.




점심공양을 하자마자 모두 나와 곶감에 정성을 기울이고 어쩌다 줄에서 떨어지는 불량품(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았든) 을 나눠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렇게 후식도 맛나게 챙겨먹고 가행정진 시간을 어기지 않으려는 입승스님의 발에 맞춰 한바퀴 포행을 돌고 선방에 들어가는 스님들의 뒷모습이 경쾌하다.


곶감용 감을 만들 때 벗겨놓았던 껍질도 따로 말려놓는데, 곶감 만들지도 못할 정도의 감은 껍질을 벗겨 얇게 삐져 2주 정도 말리면 삐들삐들해지는데, 말린 곶감과 함께 함지박이나 단지 안에 재어놓으면 분이 곱게 난다. 이것을 감 빼떼기(삐데기)라고 한다.


서로 부딪쳐 상처가 나지 않게 T자형 나무가지를 잘라 손질한 곶감도 단지 안에 말린 껍질을 켜켜이 놓고 재어놓으면 겨우내 분이 나면서 일년 내 노스님 재와 초파일 불공 및 여러 행사에 부처님께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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