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문 및 안거

H > 선해일륜 > 법문 및 안거

제목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2-05-08
첨부파일 조회수 2603

  옛말에 " 세상살이란 큰 꿈과 같다" 하였고,

경전에는 "다시 와서 세상을 보니 마치 꿈속의 일과 같다" 고 하였다.

  여기서 '같다'고 한 것은 할 수 없이 비유로 말한 것이라는 뜻이지만, 사실은 정말

꿈이지 비유가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나고, 마침내 늙어서 죽었다가, 다시 곧 한 포태에 들어가서

잠시 뒤에는 다시 한 포태에서 나온다. 그러고는 다시 들어 남이 끝나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태어나도 온 곳을 알지 못하고 죽어도 가는 곳을 알지 못하니,

캄캄하고 아득하여 천생(千生)을 받고 만겁을 지내도록 스스로 알지 못하며,

잠깐동안에 지옥에 떨어지고, 잠깐만에 아귀가 되고 축생이 되고,

인간 세상에 태어나고 천상에 태어나서, 올라가고 내려가고 올라가서 방황하고

망연하여 천생 만겁토록 스스로 알지 못하니, 이것이 꿈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고시(古詩)에 이른 바 있다.

베갯머리 잠시 봄 꿈 꾸면서

강남의 몇 천 리를 쏘다녔네

  요즘 명리에 이끌리어 만 리를 오가는 자들은 어찌 반드시 베갯머리에서만

그러하겠는가.

  그러므로 장자는 나비를 꿈꾸었다고 하였으나, 나비가 되는 꿈을 꾸기 전에도 또한

꿈이었고, 공자가 꿈에 주나라 문왕을 만났다고 하였으나 문왕을 만나기 전에도 또한

꿈이었으니, 광대겁동안 한 순간도 꿈속에 있지 아니한 때가 없었다.

  무명을 완전히 깨뜨려 없애시고 훤출히 크게 깨달으시어 "천상천하에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하신 분!   '꿈 깬 장부' 란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운서주굉스님의 <죽창수필> 中

다음글 보리달마 사행론 - 反詰難問現理門
이전글 현세의 과보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