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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마음의 공능을 징험하는 방법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2-06-28
첨부파일 조회수 2917

어떤 이가 물었다.

 - 참마음이 앞에 나타날 때, 어떻게 그 참마음이 성숙하여 걸림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까?

답하였다.

- 도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참마음이 앞에 나타났을 때에, 아직 습기를 버리지 못하고

전에 익힌 경계를 만나면, 때로는 생각을 잃는 수가 있다.

마치 소를 먹일때에 소를 잘 다루어 이끄는 대로 따르게 되었더라도, 그래도 채찍과

고삐를 놓지 않고, 마음이 부드럽고 걸음이 평온하여 곡식밭에 몰고 들어가더라도

곡식을 해치지 않게 되기를 기다려서 비로소 손을 놓는 것과 같다.

그런 경지에 이르러서는 목동의 채찍과 고삐를 쓰지 않더라도 자연히 곡식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와 같이 도인이 참마음을 얻은 뒤에는 먼저 공을 들여 보호하고

지켜 큰 힘의 작용이 있어야 비로소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참마음을 징험하려면 먼저 평소에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경계를 가지고 때때로

눈앞에 있다고 생각해 보라. 여전히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곧 도의 마음

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것이요,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나지 않으면 그것은 도의

마음이 성숙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성숙하였더라도 그것은 아직도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 것은 못되니, 또다시 마음을 징험해 보라.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경계를 만났을 때에, 특히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 경계를 취하게 하여도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마음은 걸림이 없어서,

마치 한데에 놓아둔 흰 소가 곡식을 해치지 않는 것과 같다.

옛날에 부처님을 꾸짖고 조사님네들을 꾸짖는 사람들은 이 마음과 서로 상응하였는데,

요즘 보면 겨우 종문(宗門)에 들어간 이들이 도의 멀고 가까움은 알지 못하고 ,

 곧 부처님 꾸짖기와 조사님네들 꾸짖기만을 배우는 것은 너무 경솔한 짓이다.

 

- 보조 지눌스님의 진심직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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