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문 및 안거

H > 선해일륜 > 법문 및 안거

제목 나는 누구인가 - 밀린다 왕의 물음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2-06-30
첨부파일 조회수 3121

<밀린다왕경> 중의  밀린다왕과 나가세나 존자의 문답입니다.

 

왕 :  존자는 세상에 어떻게 알려져 있습니까?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존자 : 대왕이여, 나는 나가세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료 수행자들은 나는 나가세나

      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나에게 수우라세나, 비이라세나, 시이하세나라

      는 이름도 붙여주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명칭, 호칭, 명명, 통칭에 지나지

      니다. 나가세나는 오직 이름일 뿐, 거기에 '사람(중생)'이란 인정될 수 없습니다.

왕 :  나가세나 존자여! 만약 '사람'이라는 것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한다면, 당신에게 의복

      과 음식과 침대와 약 등의 필수품들을 제공하는 자는 누구이고, 또 그것을 받아서

      사용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계행을 지키는자, 수행에 힘쓰는 자, 수도한 결과 열반

       에 이르는 자, 살생을 하는 자, 주어지지 않는 것을 훔치는 자, 감각적 욕망 때문에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는 자, 거짓을 말하는 자, 술을 마시는 자는 누구입니까?

       또 무간지옥에 떨어질 죄를 짓는 자는 누구입니까?  (이름일 뿐 사람이라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선(善)도 없고 불선(不善) 없으며, 그것을 행하는 자도, 그 선

       행과 악행의 과보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존자여, 가령 누군가가 당신을 죽인

       다고 하더라도 살생의 죄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교단에는 계를 가르치고

       전해주는 스승도, 계도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당신은 말하기를 ' 동료 수행

       자들은 나를 나가세나라고 부른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나가세나

       는 대체 무엇입니까? 존자여 머리털이 나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존자 :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왕 :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몸에 붙은 털이 나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존자 : 그렇지 않습니다.

왕 : 그렇지 않다면 손톱, 살갗, 살, 힘줄, 뼈, 골수, 콩팥, 심장, 간장, 늑막, 지라, 폐, 대

      장, 소장, 위장, 똥, 담즙, 가래, 고름, 피, 땀, 눈물, 기름기, 침, 콧물, 관절액, 오줌,

      뇌 가운데 그 어느 것이 나가세나라는 말씀입니까?

존자 : 그렇지 않습니다.

왕 : 나가세나는 이들 전부라는 말씀입니까?

존자 : 그렇지 않습니다.

왕 : 그렇다면 느낌, 지각, 형성, 의식이 나가세나입니까?

존자 : 그렇지 않습니다.

왕 : 그렇다면 나가세나는 이들 물질, 느낌, 지각, 형성, 의식을 모두 합한 것입니까?

존자 : 그렇지 않습니다.

왕 : 그러면 나가세나는 이 오온(五蘊)에서 떠나 있는 것입니까?

존자 : 그렇지 않습니다.

왕 :  존자여, 나는 당신에게 물을 수 있는데까지 다 물어 보았으나, 나가세나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나가세나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가세나는 누구입

      니까?  존자여, 당신은 거짓을 말한 것입니다. '나가세나'는 없습니다.

그러자 나가세나 존자는 밀린다 왕에게 반문하였다.

존자 : 대왕이여, 당신은 걸어서 왔습니까, 아니면 탈 것으로 왔습니까?

왕 : 존자여, 나는 수레를 타고 왔습니다.

존자 : 대왕이여, 당신이 수레를 타고 왔다면 무엇이 수레인지 보여주십시오.

        수레의 끌채가 수레입니까?

왕 :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 바퀴나 차체나 차틀이나 멍에나 고삐나 바퀴살이나 채찍이 수레입니까?

왕 :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 그렇다면 수레는 바퀴나 차체나 차틀이나 멍에나 고삐나 바퀴살이나 채찍을 떠나

        있는 것입니까?

왕 :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 : 대왕이여, 나는 당신에게 물을 수 있는 데까지 다 물어 보았으나 수레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수레란 단지 빈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수레는

       대체 무엇입니까? 당신은 거짓을 말한 것입니다. 당신은 전 인도에서 제일가는 왕

       입니다. 무엇이 두려워서 거짓을 말씀하십니까?

왕 : 존자여, 나는 거짓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수레는 이들 모든 것, 수레채, 바퀴, 차체,

      차틀, 멍에, 고삐, 바퀴살, 채찍 등 때문에, 그것들을 조건으로 해서 수레라는 명칭

      내지 통칭과 이름이 있는 것입니다.

존자 : 그렇습니다. 대왕께서는 수레라는 것을 바로 이해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나에게 물은 모든 것, 즉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들과 느낌, 지각, 형성, 의식 때문에

       이들을 조건으로 해서 '나가세나'라는 명칭 내지 통칭과 이름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는 여기에 '사람'이란 인정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와지라

       비구니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부품이 화합하여 모여 있는 것       세상에는 수레라고 이름하듯이

              여러 온(蘊) 인연으로 모여 있을 뿐     관습적으로 중생이라 부를 뿐이네.

 

여기까지가 발췌한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웃고 울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내것이라 집착하는 '나'는 우리에게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나는 누구입니까?

다음글 공부를 하되...
이전글 참마음의 공능을 징험하는 방법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