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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 및 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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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마음은 네가지 위의(行住坐臥)에 통한다
작성자 내원사 등록일 2012-08-24
첨부파일 조회수 2720

어떤 이가 말하였다.

" 앞에서 망심을 쉰다고 말씀하였는데, 다만 앉아서만 익히는 것인지, 가거나 멈추거나 하는데에도

통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말하였다.

- 여러 경과 논에 앉아서 익히는 것을 많이 말하였으니 그것은 이루기 쉽기 때문이며, 또 가거나 멈추거나

하는 데에도 통하는 것이니 오래오래 하여 차츰 익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대승기신론>에 이르기를, ' 만약 지(止)를 닦는다면 고요한 곳에 머물러 단정히 앉아 뜻을 바로하되 호흡에

도 의지하지 않고, 형상에도 의지하지 않고, 허공에도 의지하지 않고, 땅 물 불 바람에도 의지하지 않고,

나아가서는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망상이 일어나거든 일어나자마자 곧 버리며,

그 버린다는 생각까지도 버려야 한다. 모든 법은 본래 생각이 없어 생각생각에 일어나지도 않고 생각생각에

사라지지도 않는 것이니, 또 마음이 밖으로 경계를 생각한 뒤에 마음으로 마음을 없애 버리려 하지 말라.

만약 마음이 흩어지거든 곧 거두어들여 바른 생각에 머무르게 하여야 한다. 그 바른 생각이란 오직 마음

뿐으로서 바깥 대상이 없으며, 또 그 마음도 제 형상이 없어 생각생각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앉았다가 일어나 가거나 오거나 나아가거나 멈추거나 어떤 일을 하거나 언제든지 항상 방편을 생각

하여 수순하고 관찰하여 오래 익혀 순일하고 익숙해지면, 그 마음이 안주하게 될 것이다.

마음이 안주하기 때문에 차츰 선정이 강렬하고 예리하게 되어, 수순하여 진여삼매에 들어 번뇌를 아주 조복

받고 신심이 더욱 늘어나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빨리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의혹하고 믿지 않고

비방하고 죄가 무겁고 업장이 두텁고, 교만하고 게으른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다.' 고 하였으니 여기에 의거

하면 네 가지 위의(四儀)에 다 통하는 것이다.

<원각경>에 이르기를 ' 먼저 여래의 사마타행에 의해 계율을 굳게 지키고 대중 속에서 편안히 생활하며

조용한 방에 고요히 앉으라' 고 하였으니, 이것은 처음으로 익히는 것이다.

영가현각 스님은 ' 걸어다니는 것도 선정이요 앉아 있는 것도 선정이니,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바탕이 항상 편안하다' 고 하였으니, 이 말에 의거해도 역시 네가지 위의에 다 통하는 것이다.

통틀어 그 공부를 말한다면 앉아서도 마음을 쉬지 못하거늘, 하물며 가거나 멈추거나 하면서 어떻게 도에

들겠는가?  만약 공부에  완전히 익숙한 사람이라면, 일천 성인이 오더라도 놀라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요

온갖 요망한 마귀가 있더라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니, 어찌 가거나 멈추거나 앉거나 하는 가운데서 공부하지

못하겠는가?

만약 어떤 사람이 원수를 갚고자 하더라도 가거나 멈추거나 앉거나 눕거나 밥 먹고 활동하는 어느 때든지

잊지 못하며, 또 누구를 사랑하는 데도 그와 같다. 그런데 더구나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일은 유심(有心)의

일로서, 그 유심 가운데서도 오히려 이룰 수 있거늘, 지금 이 공부는 무심(無心)의 일이니, 어찌 네가지 위의

가운데서 항상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의심하겠는가?

다만 믿지 않고 행하지 않을까 두려울 뿐이요, 만약 행하고 믿으면 네가지 위의 가운데서 도를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진심직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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